습관성 도박(도박중독)은 오늘날 중독 혹은 충동조절장애이자 개인의 정신적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도박 문제는 우리 주변에서 오랫동안 은밀하게 가족과 주변인의 삶을 피폐하고 고단하게 만들어 왔던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그동안 정신건강 전문가조차 습관성 도박에 관심이 없거나 치료에 회의적이었지만 근래 들어 습관성 도박이 심각한 사회·정신 문제로 인식되면서 치료 영역으로 편입되기 시작하였다. 습관성 도박의 치료는 치료자에게도 복잡하고 고단하며 어려운 작업이다. 도박에 빠진 사람은 흔히 삶을 바꾸려는 변화에 대한 동기와 치료에 대한 열의가 적거나 저항이 심하다. 불신, 의심, 분노, 친밀함을 위장한 서로의 이용과 거래 등 도박자와 가족 혹은 가족 성원 간에 발생하는 상호 갈등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고, 경제적인 몰락과 직업 상실 등 현실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으며, 이런 문제가 치료와 재기를 더 어렵게 만든다. 습관성 도박자는 이중, 삼중의 덫에 걸리는 것이다. 덫을 거두고 뒤엉킨 실타래를 풀어 나가려면 치료자의 능동적인 관여와 인내심, 전문 지식, 경험, 그리고 내담자의 문제 영역과 수준에 적합한 통합적이고 시의적절한 평가와 개입이 필요하다.
이 책은 습관성 도박을 이해하고 돕고자 하는 목적에서 쓰였으며, 그동안 습관성 도박자를 만나면서 축적된 노하우와 지식, 국내외 연구 성과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 책은 현장 상담가와 치료자뿐 아니라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도박 행위를 이해하기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도움이 될 것이며, 현재 도박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도 자기 이해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