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나라와 달리 ‘어릴 때는 밖에서 마음껏 뛰어놀아야 한다.’는 상식을 진지한 유아교육 원리로 삼아 실천하고 있는 일본의 보육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아교육 전공자인 필자들의 눈에 비춰진 낯설면서도 친근한 일본의 유치원과 보육원의 이야기다.
   독자들은 이 책 곳곳에서 만나게 될 손에 잡히는 유용한 유아교육의 원리들이 의외로 단순한 것임에 놀랄 것이다. 이는 일본 보육의 또 다른 특징이다. 필자들은 1998년부터 2014년까지 수차례 일본의 유아교육 현장을 탐방하면서 일본 곳곳에서 진솔하지만 자신 있게 자신들의 ‘보육원리’를 설명하는 실천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어려운 교육학자의 논리나 심리학자의 이론에 의존하기보다, 그들의 눈앞에서 먹고 놀고 장난치는 아이들을 통해 얻은 경험을 더 믿고 있었다. 이러한 현장의 실천가들로부터 나오는 ‘보육력’이야말로 현재 일본의 보육을 지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총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내용은 필자들이 공통으로 찾은 일본 보육의 핵심 원리이며 방법들이다. 여기서 소개한 일본의 현장 사례들은 모습은 제각각이다. 이러한 이유는 아이들에게 내재된 ‘살아가는 힘’을 기른다는 큰 목적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살아가는 힘’은 1996년 이후 일본의 문부과학성이 정한 유치원과 학교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목표이자, 앞서 살펴본 쿠라하시와 사이토가 강조한 아이들의 자라려는 힘이나 발달하려는 욕구와 일맥상통하는 일본 보육의 핵심이라 하겠다.
   필자들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의 시선을 멀리 일본의 어느 보육원으로 옮겨 보길 권한다. 거기서 하루 종일 흙을 밟으며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 노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만나 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먼 나라 이야기나 옛이야기가 아니라 지극히 현실성 있는 오늘날 우리의 이야기로 느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