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한국 사회의 양성평등 지수가 현저히 향상되었다고 단정한다. 물론 여성의 지위가 과거에 비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남녀 차별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통계치도 많다. 대한민국의 여성이 열악한 현실에 놓여 있다는 사실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 비율의 증가 추세 등 여러 위험에의 노출 가능성에서도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불안하다고 느끼는 여성은 결과적으로 저출산 현상을 야기하는 등의 여러 문제에 놓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여성에 대한 내용을 담고자 했다. 1장에서는 여성심리학의 출현과 역사를 살펴보고, 전통적 연구에서 나타나는 남성중심주의의 문제점도 훑어보았다. 2장에서는 우리 사회 깊숙이 퍼져 있는 성 고정관념과 편견을 알아보았고, 3장과 4장에서는 유아기, 아동기, 그리고 청소년기를 거쳐 여성이 성장하면서 어떠한 특성을 갖추게 되고 문제를 겪는지 발달적 관점에서 추적하였다. 5장과 6장에서는 성차를 인지 능력, 성취 태도, 성격 특성, 정서 경험 및 표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후반부인 7장부터 14장까지는 사랑과 결혼, 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고유한 경험 패턴인 임신, 출산, 그리고 어머니가 되는 과정 등 성인기에 접어든 여성의 삶을 집중 조명하였다. 더불어 여성의 일과 리더십도 다루며, 여성의 신체 및 정신 건강과 노년기의 삶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물론 한 권의 책으로 최근의 추세를 돌이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하지만 여성의 지위가 현실적으로 전혀 우위를 차지한다고 볼 수 없음에도, 현재 여성의 열악한 현실에 대한 보호정책만을 문제로 삼은 반여성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여성을 향한 근거 없는 비난은 사실상 무지 혹은 오해에서 출발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며,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여성과 관련하여 검증된 사실을 더욱 풍부하게 제시함으로써 오해에 기인한 낭비적 논쟁을 불식시키는 데에 일조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