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통합교육의 한 모습을 요약해서 표현한다면, 적어도 초등 수준에서는, 특수교육대상 학생 대부분의 “base camp”가 특수학급이 아닌 “일반학급”으로 변화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볼 수 있다. 이 중요한 변화 즈음에 우리는 일반학급을 “통합학급”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1990년대의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경우, 일반학교 내 base camp가 특수학급이고 일반학급에는 소수의 교과 시간에 “손님 학생”으로 비정기적으로 또는 간헐적으로 짧은 시간만 “방문하던” 시절에 비해서는 큰 변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이 일반학급 수업에 가 있는 시간이 많이 늘어난 것에 비해서 그들이 그 길어진 시간 동안 도대체 무엇을 배우고 성취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물론 통합교육 실행 초기에 우리는 장애학생이 일반학급 수업에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참여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의 “사회적 통합”에 큰 의미를 두면서 그 외의 것에 대해서는 크게 불평하거나 더 높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허니문 시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다 보니 통합교육의 질적인 제고는 열렬하게 기대되지 않고, 통합교육을 도대체 왜 하고 있는지, 아니 통합교육이란 무엇인가의 근본적 가치에 대한 “확실한 상기”가 다시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이다.
이 책은 미국의 일반교육 분야에서 “교육의 질 제고” 노력의 일환으로 제기된 기준중심 개혁(standard-based reform)이 특수교육의 실제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쳤는가를 보여 준다. 즉, 특수교육 체계가 그 변화를 담아내야 하는 압력과 요구를 받게 되면서 구체적으로 한 장애학생 교육의 실제에 그 기준중심 개혁의 요소들을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가의 방법론을 이 책은 제시한다. 이 책의 원제 Accessing the General Curriculum: Including Students with Disabilities in Standards-Based Reform이 제시하듯이, 이 기준중심 개혁 요구의 핵심이 바로 “일반교육과정으로의 접근”(access to general curriculum)이다. 장애학생이 통합교육 환경에서 더 높은 기대를 받는다면 그것은 일반교육과정에 접근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개별 장애학생의 교육적 요구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일반교육과정 내용에 접근하라는 요구를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장애학생의 교육적 요구에 부응하면서 어떻게 일반교육과정을 개별적으로 수정하여 개별화교육프로그램(IEP)과 연계할 수 있을지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