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존재하며, 형태가 다르더라도 그 근본 원인은 거의 유사하다. 성 중독은 다른 형태의 중독들과 뿌리가 유사하더라도 그 특성은 매우 다르다. 국내에는 다른 형태의 중독에 관련된 서적들이 적지 않게 소개되고 있지만, 성 중독이 무엇인지를 전문적으로 소개한 서적은 별로 없다.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성 중독은 아직 임상적인 진단명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성 중독의 개념은 성을 연구하는 사람인지, 심리학이나 정신의학 전문가인지, 또는 다른 영역의 전문가인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것을 논하는 대신에 성 중독의 근원과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예를 들면, 성 중독자가 되면 기본적으로 이로 인해 자기와 가까운 사람과 한 명씩 멀어지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그와 관계되는 주변 사람들도 심한 고통을 받는다. 그렇게 된 근본적인 배경은 중독자가 숨기고 싶은 어린 시절부터의 삶인데, 그 삶은 정상 범주에서 벗어나 있었던 삶이자 스스로 수치스럽게 여기는 삶이다. 그래서 혹시라도 그 수치스러운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심한 상태로 살아가게 되었다. 그러다가 일상생활에서 힘든 일이 생기면 그 불안이나 수치심이 더 심해지게 되고, 그 고조된 불안이나 수치심 때문에 비밀스러운, 또 가식적인 성 중독자 생활을 하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성 중독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개인을 이해해 주고, 그와 관련된 주변 사람(가족, 돕는 자)들의 고통까지 줄여 줄 목적으로 이 책을 집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