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은 민중이 만든 민중의 철학이요, 문학이요, 역사이며, 우리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이다. 속담에는 도덕적·종교적·철학적 진리가 들어 있어, 마치 짤막한 비수로 장부의 심장을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힘이 화려하게 치장된 장문의 미사여구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속담은 어느 개인에 의해 움돋아 자라났다고 하더라도 대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가 필요하다. 따라서 속담에는 대중, 나아가서는 민족의 보편적 심리가 내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의 삶에서 전해 내려온 속담은 심리학의 이론과 원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가 자극 일반화라는 심리학 원리의 해석과 일치하고,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조상 탓.”이 사회심리학의 귀인이론의 명제와 일치하는 것 등이 그 예이다. 즉, 속담에는 그 나라 국민의 특성과 정신이 담겨 있고, 유아적 욕구와 그 해결책 및 자아방어 의식이 제시되어 있다. 따라서 한 민족의 정신세계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은 속담을 이해하는 것이다.
    저자는 대학 강의를 하면서 어려운 심리학 이론이나 원리를 설명할 때 학생들이 속담과 연결해서 설명하니 쉽게 이해하는 것을 보고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 이 책은 총 4부 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부는 속담 속의 일상심리학과 관련된 내용으로, 제2부는 사회심리학과 관련된 내용으로, 제3부는 성격심리학과 관련된 내용으로, 그리고 제4부는 경제심리학과 관련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일반인이 심리학이라는 학문 분야를 쉽게 이해하고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