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다른 아이나 어른이 비슷한 환경을 잘 처리한 것을 듣고 자기가 처한 현재나 미래에 대처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한 대학에서 행한 프로젝트에서 아이들은 이 책의 제13장 ‘아이가 만든 치유적 이야기’에 골라 놓은 수많은 이야기들을 직접 썼다. 학교심리학자가 진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 한 아이에게 출판을 해도 되는지 물었다. 대답은 이랬다.

"내 이야기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면 그건 정말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저자는 이 대답이 왜 이야기를 공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가 된다고 말한다.

상담이나 심리치료 현장에서 미술이나 음악, 동작, 놀이, 게임 등 다양한 치료매체가 사용되고 있지만, 이야기만큼 매력적인 매체도 없을 것이다. 그 이야기가 자신의 문제를 은유적으로 다루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은유는 사람들이 그들 자신, 그들의 가치, 그들의 세계에서 새롭고 창조적인 관점을 즐기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로서 외국에서는 상담과 심리치료, 치료교육 장면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야기치료, 은유치료, 동화치료, 독서치료, 문학치료 등을 활발하게 연구하여 치료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아동청소년 내담자들에게 처방할 수 있는 학습향상, 자신돌보기, 행동양식 바꾸기, 인간관계 관리하기, 정서조절하기, 도움이 되는 생각 만들기, 삶의 기술 개발하기, 문제해결 기술, 삶의 위기관리 등의 핵심 주제에 관한 은유적 이야기 101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치료에 필요한 자료, 즉 물고기만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도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으며, 치료자만이 아니라 부모나 교사들을 위한 안내도 상세히 하고 있다.



☞ 은유

은유는 아이들이 겪어 보지 못한 경험들을 보여 줌으로써 실제로 그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을 얻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치료적 이야기는 아이들이 결국 맞서야 하는 도전과 문제들을 예지하고 문제 해결 기술의 모델이나 삶의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미리 보여 주어 아이들이 필요한 바로 그때에 그걸 준비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은유치료에서 마지막 결론은 치료의 어떤 형식에서도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신의 최선책을 찾도록 하는 힘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런 것은 제대로 된 실천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마법에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제공한 이야기를 적힌 그대로 외우기보다는 그 개념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야기를 기억하려고 애쓰거나 이야기의 축어적 의미 그대로를 아이와 결부시키려고 하는 것보다는 하나하나의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치료적 메시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이야기가 진화하도록 내버려 두고, 그에 따라 자신의 이야기들과 이야기하는 기술들을 발달시켜 나가야 한다.

은유들이 개인 지향적이거나 바로 그 순간의 치료적 관계에서 일어나는 대화의 일부가 될 때 아이에게 훨씬 더 직접적으로 관련이 된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특정한 시점에서 특정한 치료적 결말을 마음에 두고 특정한 내담자를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한 아이에게 잘 맞아서 도움이 된 것이라도 다른 아이에게는 그다지 잘 맞지 않고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설령 그 아이가 같은 결말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내담자를 통해 관찰한 미묘한 언어적, 비언어적 표현과 반응들을 맞춰 나가야 한다. 은유치료의 핵심적 속성은 어린이든,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각각의 내담자가 지닌 독특함에 맞춰 나가는 능력이다.

치료자가 정말 감사해야 할 것은 이런 훈련들이 이미 알려진 수많은 전략적 도구라는 축복으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400여 가지의 상이한 치료방식과 각 치료 학파마다 서로 다른 수십 가지 개입방법들로 박식한 치료사들에게 주어지는 질문은 '내 연장통 안에 들어 있는 연장들 중에 어느 것이 이 아이에게 가장 좋을까'다. 그 다음엔 '이 아이에게 쓸 개입이나 전략을 어떻게 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일 것이다.


☞ 치유적 이야기에 대한 아이디어의 원천

은유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은 치유적 이야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대단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거나 창조적인 사람이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치료적 이야기에 대한 창조력을 어디에서 얻어 오나요?"
저자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기보다는 발전시켜 나가고 쌓아 나간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다. 유능한 은유치료사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높은 수준의 상상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물론 이야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살펴보기는 한다고 말하고 있다. 물품 수집가처럼 여행 갈 때마다 이야기책을 모으고, 내담자들의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찾고, 아이들이 읽는 것들을 읽고, 개인적인 삶에서 아이들과 하는 경험을 통해 알게 되는 것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걸 어떻게 하면 치료 중에 있는 아이를 위한 치유적 이야기로 만들 수 있을까?'라고 자문해 본다.

은유치료를 하기 위해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태어날 때부터 예술적 재능이나 창조성을 부여 받은 사람들이 소수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내와 끈기, 훈련을 통해 그런 기술과 능력을 획득해 간다.
사실에 입각한 문학 작품, 매일 일어나는 일에서 만나게 되는 사건들, 이야기책에서 발견하는 아이디어들, 어린 내담자들의 삶에 존재하는 영웅들, 독자들 자신만의 풍부한 상상력과 매일 겪는 사람의 경험 등 다양한 자원으로부터 은유를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을 설명한다.


☞ 어떻게 해야 부모-자녀 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을까?

아이들은 부모들이 잔소리를 그만하면, 반면에 부모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알아서 해 잔소리가 필요 없다면 더 나아질 거라고 한다. 양쪽 다 잔소리를 그들 관계의 공통 문제로 보고 있음에도 여전히 그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다. 이야기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부모가 훈계를 하거나 설교를 하고 잔소리를 하는 문제를 피해 갈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

이 책은 아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한다. 아이는 등장인물과 함께 문제 해결 방향을 찾으며 인생 전반에 필요한 독립적인 의사결정 기술을 스스로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분은

이 책이 경험 있는 치료사들에게 의미 있는 치료적 은유를 구성하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소개하는 것이기를 바란다. 기술 연마를 위한 기법을 선사하고,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우리가 하는 일의 효과에 힘을 더하고 더 즐겁게 하도록 할 것이다.

초보 은유치료사들에게는 어떤 이론적 배경을 가졌든 임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적 이야기의 단계별 과정, 사례, 풍부한 원천 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은유를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어서 치료적 의사소통과 변화의 과정, 결과를 촉진하는 보상 등의 기법에 관한 능력도 키울 것이다.

아무리 많은 책과 자료가 있어도, 현재 상담하는 내담아동이나 청소년에게 딱 맞는 적절한 이야기를 찾지 못했거나, 치료적 이야기를 만들 재주가 없어 한탄한 적이 있는 상담자에게, 그리고 자녀나 학생의 문제행동을 바꾸기 위해 어떤 이야기를 해 주고 싶은데 잔소리거리나 설교만 생각날 뿐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찾지 못해 안타까워했던 부모나 교사들에게 이 책은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