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힘이 세다. 영화가 가진 스토리텔링의 힘은 현실의 고단함을 위로하고 치유하면서 사람과 문화와 세상을 바라보는 데 더할 나위 없는 텍스트를 제공한다. 『영화로 읽는 젠더와 가족』은 한국여성복지연구회에서 영화를 소재로 한 글쓰기의 세 번째 작업 결과물이다. 한국여성복지연구회는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동료들이 현대사회와 사회문제의 이해, 사회문화의 변화, 사회복지적 대안과 사회복지교육의 미래 그리고 개인적인삶의 경험 등에 대해 30년 가까이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어 온 모임이다. 연구회가 사회복지학 전공 교과서를 벗어나 영화를 소재로 일련의 저술 작업을 해 온 것은 무엇보다도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향한 회원 공동의 열망 때문이다. 현학적이고 추상적인 학문이나 정치와 경제의 거시적 주제로서뿐만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가족의 생활세계로서의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공유하기에 영화가 가진 메시지 전달력은 무척 매력적이다.
   『영화로 읽는 젠더와 가족』은 연구회의 독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회원들의 젠더적 특성과 관심을 보다 적극적으로 독자들과 나누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발하였다. 여성이라는 공통의 젠더적 경험의 의미를 돌아보고, 일–가정을 균형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어려움과 장애물을 극복해 가는 여성의 힘에 주목하였다. 이러한 취지에서 『영화로 읽는 젠더와 가족』에서는 영화라는 텍스트를 통해 문화가 여성이라는 젠더를 어떻게 성형(成形)하고 있는지, 그리고 여성이 삶의 여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 가는지를 젠더와 가족 그리고 문화적 프레임에서 이야기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