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많은 ADHD 아동들의 심리 평가를 해 왔지만, 그들의 진심을 속속들이 짚어내 표현해 줄 수 없어서 참 안타까웠다. 부모 교육과 상담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그 많은 사연들을 풀어내고 다루기에는 시간과 자질에 역부족인 느낌이었다. 부모-자녀 간의 그 신성한 영역에 감히 한마디 던질 수 있는지, 역자 역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고민스러웠고 큰 부담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제3자가 아닌, ADHD를 가진 당사자의 목소리로 그들의 진실을, 그들의 아픔뿐만이 아니라 그들만의 자원과 성장 가능성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랐는데, 내가 만났던 어린 친구들은 아직 너무 힘이 없었다. 언젠가는 그들 중 누군가가 자라서 이런 책을 하나쯤 꼭 써 주겠거니 기다리고만 있었는데, ADHD에 대한 인식이 앞서 시작된 곳이어서인지 미국에서 먼저 찾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우리 모두가 더 노력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한다면, 한국판『리틀 몬스터』를 만날 날이 더 빨라지지 않을까.

-역자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