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수많은 학자가 나름의 이론 정립을 통하여 인간의 학습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일부는 이 책에 등장하는 저자들처럼 성공적으로 자신의 이론적 체계를 구축하고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기도 하였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못하였다. 이 책에 수록된 학습이론들도 인간의 학습이 가지는 독특하면서도 다양한 측면을 각기 다른 시각에서 제시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곧 어느 이론도 총체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학습을 완벽하게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간의 학습을 총체적인 시각에서 이해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우선 우리가 그 총체를 가늠조차 하지 못한다는 엄연한 진실이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학습을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많은 학자는 인간의 학습 혹은 그 현상이 드러내는 독특한 측면들에 초점을 맞추어 그것을 이해하고자 한다. 이는 마치 ‘장님 코끼리 만지기’ 우화에서처럼, 장님들이 손에 닿는 일부분만을 통해 코끼리의 모습을 유추하는 것과 같은 시도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시도는 인간의 학습을 이해하는 하나의 중요한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독자로서 우리의 역할은 각각의 학습이론이 제시하고 있는 인간학습의 양상을 균형 잡힌 시각에서 성찰하고 통합해 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학습이론을 읽는 데 다산 정약용 선생이 이야기하는, 우리 자신의 문심혜두(文心慧竇)를 여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