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출판할 용기를 내 보는 것은, ‘언어발달’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는 관련 문헌이 번역서뿐이어서 한국 아동의 언어발달 정보와 연계해서 학습하기에 어려움이 있고, 이로 인해 학생들은 ‘언어발달’이 어려운 분야라는 비합리적인 믿음을 갖게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언어발달은 언어장애 평가와 중재의 기초가 된다. 미래의 언어치료사들은 언어치료사로서의 전문적 자질을 갖추기 위해 언어 단위를 이해하고, 언어 하위 영역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정상적 언어발달 과정을 숙지해야 한다. 언어발달의 이정표와 궤도를 파악해야 대상자가 정상적 궤도를 가고 있는지, 아니면 궤도에서 벗어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으며, 언어 단위와 언어의 하위 영역을 이해해야 대상자의 언어 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중재의 근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미래의 언어치료사들에게 언어에 대한 기초적 지식과 함께 인간이 출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단계를 거쳐 언어를 습득하고 학습하는지를 알려 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좀 더 넓게 보면 언어치료뿐 아니라 언어발달에 관심을 갖는 관련 분야에서도 이 책을 통하여 언어발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연령별 언어발달을 다루면서) 보편적 언어 특성들은 기존의 연구들을 정리하였고, 언어 의존적인 부분은 한국어에 대한 최신 논문들을 참고하면서 정리하였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숙고하고 결정해야 했던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 성인기와 노년기를 연령별 발달 과정에서 다루어야 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인간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유전자와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배아, 태아, 신생아, 영아, 아장이, 학령전기와 학령기 아동, 청소년, 성인, 노인, 죽음에 이르는 생애주기를 거친다. 그러나 성인기와 노년기의 언어 특성을 따로 다루기에는 아직 발달적 차원에서 이 시기에 대한 연구 자료가 너무 제한적이다. 둘째, 언어발달에서 언어학적 이론을 어디까지 다루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에 대해 숙고하면서 언어치료학에서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론만을 선별하여 제2장 ‘언어의 구조’에 몇 가지 언어학적 이론만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