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에서는 상담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과학적 방법론과 효과성 때문에 학생지도에 적용하려는 교사들이 점차 많아지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정식으로 교육대학원에서 상담을 전공으로 석사과정을 이수하거나, 짧게는 6주의 단기과정을 이수하거나 시·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30~60시간의 상담직무연수를 하기도 하며 그 밖에 교내 동료장학, 단회 강연 등을 통해서 상담을 공부한다. 하지만 이렇게 상담을 공부한 교사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아쉬움이 있다. 책 속에 담긴 상담이 현장과 다르거나 실제 상황에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필자가 상담을 공부하면서 배운 내용과 현장 상황 간의 괴리로 생긴 답답함을 해소시키기 위하여 현장에 적합한 내용을 집필하고자 기획되었다.

첫째, 상담사례 기록 방식과 간단한 상담 방식을 소개하였다. 교사들이 축어록을 작성할 때 필요한 양식과 단시간에 익힐 수 있는 상담 기법을 제시하였다.
둘째, 학교 현장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 책에 나오는 12개의 사례는 현직 교사들이 학생을 상담한 것이다. 전문가들의 숙련된 솜씨가 아니라, 교사들의 평소 모습이 그대로 나온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무라기도 하고, 쩔쩔 매기도 하고, 지나치게 충고하기도 하는 등 어떻게 보면 상담 같지 않은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이것을 기초 삼아 진보하려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셋째, 인터비전intervision을 첨가하였다. 슈퍼비전은 숙련된 상담자들이 한다. 그러나 현장교사가 동료교사들의 상담에 대해서 논평을 하는 것 역시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슈퍼비전을 하는 외부 전문가도 있어야 하지만, 현장 슈퍼바이저site supervisor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기존의 슈퍼비전이 아니라 동료장학에 가까운 인터비전을 하려고 노력하였다.
넷째, 상담을 배우지 않은 교사들도 읽을 수 있다. 대다수의 교사들은 전문적으로 상담을 배우지 못했지만 상담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정부의 교육부처에서는 ‘전 교사의 상담자화’를 외치고 있지만 일정 수준에 오르려면 상당한 수련을 거쳐야 하는 상담의 특수성을 생각해 볼 때, 이러한 형편이 당장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그러므로 이 책은 교사나 학교상담 자원봉사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였다.
다섯째, 대화체의 인터비전을 사용하였다. 필자와 교사가 마주 앉아서 이야기하듯 “어허.” “아이고.” “그러시깁니까?” 하는 대화체의 문장을 사용하였다. 이는 사례의 생생함을 전달하기 위해서이며, 바쁜 일과 중에 있는 교사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