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서 배움에의 예지 일탈은 기존의 교육학에서 논하는 학습기술이나 교수전략보다 우선하는 인간의 삶의 본질을 밝혀내기 위한 배우고 묻는 학문(學問)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의 철학으로서의 배움학은 페다고지로 대표되는 기존의 학교학(學校學)에 대한 대안적 패러다임의 성격을 지닌다. 페다고지의 폭압성을 극복함과 동시에, 그 속에 파묻혀 있던 인간의 배움의 본성을 회복시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인 것이다. 학교학 패러다임을 배움학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파헤쳐 나가는 일은 학교의 폐지나 파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학교에 부과된 과중한 짐을 덜어 주는 작업이며, 학교라는 표면적 현상 속에 감춰진 잠재적 가능성을 발굴해 내고 이를 재해석해 내는 해체 작업이다.
이 책은 이러한 맥락에서 배움학의 관점, 즉 기존의 학교학 중심의 페다고지 시각을 넘어서서 교육이라는 인간의 인생살이를 새롭게 통찰하고 조망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